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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아들에게 쓰는 첫 번째 편지 +291days

아들에게 쓰는 첫 번째 편지 +291 days

 

아들의 귀여운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만 담았는데 오늘은 글로 남기고자 한다. 훗날 이 글이 나와 아들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주는 못쓰더라도 이렇게 연말에... 1년에 1번이라도 쓰는 걸 목표로!!

 

 

 

3월 14일 화이트 데이날 찾아온 아기. 이제 9개월이 지났다. 서툰 초보 엄마아빠 사이에서 여태까지 큰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줘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의 무지로 인해 100일 파티하는 날 열이 올라서 많이 걱정했는데, 그래도 엄마가 발 빠르게 대처해서 해열제만 조금 먹고 끝났다. 

 

 

 

문제는.. 아가 옷을 입히지도 않은 채로 에어컨을 틀고 사진 촬영... 접히는 살들이 너무 귀여워서 맨몸으로 사진을 간직해 두고 싶었다. 2~3일 정도 미열이 오르락내리락하다 잡혀서 다행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눈만 뜨고 있던 아기가 이제는 기어 다니기도 하고, 어느 정도 의사 표현도 하고, 무엇보다 아빠아빠 불러주는데 너무 귀엽고 고맙다. 사실, 아기를 엄청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확실히 자기 자식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요즘 들어 아기가 아빠를 자주 불러준다. 엄마를 먼저 말하긴 했는데 엄마는 뭔가 도움이 필요하거나 힘들 때 울면서 엄마를 찾고, 아빠를 더 많이 불러준다. 나를 보고 아빠를 불러줄 때도 있고, 혼자 놀면서 아빠 빠빠빠를 부르기도 한다. 

 

 

 

작년에 직장을 옮기고, 아내 임신에서부터 출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육아도 ing도 함께 하고 있다. 이전 직장이라면 지금처럼 육아를 함께 하는 건 불가능했을 텐데 아이의 성장과정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다.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워라밸 없이 회사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가족에게 좀 더 시간을 할애하는 게 더 행복하다.

 

 

 

이렇게 육아를 함께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생각도 하지 못했을 텐데 적절한 시기에 이직을 성공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엄마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표현을 전해주고 있는데도 나인데도 아기가 아빠 아빠 부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이번주에는 연차를 쓰고 처음으로 아이와 첫 가족여행도 다녀오고, 전시회도 다녀오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서 뜻깊은 연말이 된 것 같다. 와이프랑 번갈아 가면서 아이를 재우는데 요즘 잠들기 전에 내 손을 관찰하면서 잠드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한 손으로 잡았다가 양손으로 잡았다가 손을 하늘 위로 올렸다가 옆으로 했다가 손을 관찰하는 게 재밌나 보다. 

 

 

 

나랑 똑같은 작은 손을 가지고 내손을 관찰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손은 내 판박이다. 짧고 두꺼움 ㅋㅋ 나도 아빠 손이랑 판박이인데 신기하다. 아기가 좀 더 크면 할아버지랑 함께 손 사진 한번 찍어놔야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