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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 국내영업

외국계 기업 스토리#1 Do not teach me

외국계 기업 스토리#1 Do not teach me

 

 

본사에 저의 지정 파트너처럼 많은 도움을 주는 직원이 있습니다. 회사 내의 ERP SYSTEM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진행 시 담당자가 배정되는데, 이 친구와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본인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자원을 하는 건지 배정이 되는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많은 프로젝트가 이 친구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전형적인 독일인 처럼 생겼고, 자존감도 굉장히 강하고, 문제가 없을 경우 굉장히 Gentle합니다. 나이는 저보다 조금 어리지만, 10년 넘게 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 본사 교육을 가서 실제로 만나봤는데, 생각했던 이미지랑 비슷했고, 많이 챙겨줘서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오래봐야 알죠? 사실 예전부터 친절하기 하지만, 약간 Over Action을 하면서 가르쳐주는 게 살짝 부담스럽긴 했습니다. 제가 이직을 했기에 내부적인 시스템은 잘 모르긴 하지만, 사실 영업 경력은 그 친구보다 많은데... 제가 경력직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뭔가 질문을 하면 완전 생초보로 생각하면서 설명을 해줍니다. 잘난척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니, 그냥 들어줄 때도 있고, 좀 아니다 싶으면 끊어주기도 하면서 문제없이 지냈습니다. 

 

 

 

문제는 최근 계약이 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붉어졌습니다. 절차를 중요시 하는 독일 사람이 절차보다는 스피드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한국 사람하고 일을 하다 보니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바로 발주 확인서 OC(Order Confirmation). 일반적으로 계약 단계에 이르면, 최종 견적서를 바탕으로 업체에서 주문확인서 PO(Puchase Order)를 발행합니다. 생산자는 주문자로부터 PO를 받은 후 발주 확인서 OC(Order Confirmation)과 선수금 Down Payment에 대한 Invoice를 발행합니다.

 

 

 

사실 오더에 대한 부분은 고객사와 구두상으로 협의가 된 상태이고, 고객사도 다국적 기업이다 보니 PO를 발행하는데 본사를 통해서 시간이 소요되기때문에 OC를 먼저 요청했습니다. 절차를 중요시하는 독일인이 싫어하는 프로세스이지만, 설득해서 OC를 발급받았습니다. 

 

 

 

발주 확인서를 발행한 상태에서 고객사에서 작은 요구사항들이 접수가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짜증 나긴 했지만, 뭐 영업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기기도 하고, 수용 못할 정도의 요구사항은 아녔기에 본사 직원에게 요청을 했는데... 자꾸 사소한 요청들이 들어오다 보니 절차를 중요시하는 독일 직원이 폭발했습니다^^

 

 

 

주문확인서 PO를 받기 전에는 더 이상 해당프로젝트 진행하지 않을 것이고, 고객사에서 요청하는 조건들도 들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해는 되지만, 이게 감정적으로 대처해서 계약을 망칠일은 아니기에,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몇 번을 설득했으나, 말이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이렇게 서먹서먹한 상태로 ERP SYSTEM 교육을 받기 위해 해당 직원들 다시 만났습니다. 진짜로 COOL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로 COOL한척하면서 프로젝트는 프로젝트이고 교육은 교육이기에 교육을 잘 진행했습니다. 역시나 약간 OVER 하면서 설명을 하던 중 한국 시장에 대해 설명해줄 부분이 있어, 말을 했더니, 뭔가 기분 나빴는지 자존심이 상했는지 Do not teach me라고 하면서 약간 흥분을 하네요 ㅋㅋㅋ

 

 

 

기분이 나쁘기 보다는 그냥 좀 황당했습니다. 경력을 떠나 한국시장을 내가 더 잘 알아서 그 부분을 설명했는데... 사실 이전부터 본인이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 아닌 점은 제가 한국은 이렇다. 해당 업체는 이렇다고 말을 했더니 그 친구도 뭔가 거슬렸던 것 같습니다.

 

 

 

자기 잘난맛에 사는 친구인데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했나 싶기도 해서, 어떻게 생각하든 그냥 시스템 교육만 받자라는 생각으로 해당 주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이도 어린 친구한테 Do not teach me를 들으니 외국계에서 일하는 기분이 더? 들었습니다^^ 유럽인들은 나이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꼭 제가 아니더라도 같은 독일 사람들끼리도 할 말을 거침없이 하는 문화 기이에 간혹 적응이 안 되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편합니다. 

 

 

 

해당 문제는 프로젝트와 연관이 없으니, 그냥 넘어갔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중요한 사안에서는 감정이 상하더라도 꼭 할말은 해야 합니다. 외국계기업에서 아시아 직원들이 독일이나 유럽 및 미국 본사 직원들과 대화를 하면 조금 아니다 싶을 때도 Okay Okay 하면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자꾸 그러다 보면 무시하는 경향도 있고, 그래도 되는 줄 알기 때문에 아니다 싶을 때는 자기 목소리를 꼭 내셔야 합니다. 

 

 

 

그래야 추후에 무시당하는 일도 없고, 독일 사람들은 본인 할말 논리적으로 하는걸 더 좋아합니다. 인내의 미덕이 있는곳이 아닙니다!